10월, 2017의 게시물 표시

"핑크빛 관계"를 영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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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eachy relationship 번역일: 2017.9.8 이병헌이 조폭 역할로 주연을 맡았던 90년대 영화로 “장미빛 인생”이 있다. 여기서 “장미빛”은 낙관적이고 행복한 상황을 표현하는 색깔인데, 이 장미라는 것이 서양의 꽃이라는 점과 영어에도 “rose”의 형용사형인 “rosy”가 “낙관적이고 행복한”이라는 의미로 쓰인다는 점이 일치한다. 심지어 프랑스어 표현에도 “la vie en rose”가 있는데 “장미빛 인생”이라는 뜻이다. 또한, 영어에서 “bed of roses”라고 하면 “만사가 행복하고 편한 상태”를 말하는 관용어이기도 하다. 오래 된 락 그룹 Bon Jovi(본조비)의 노래 중에도 같은 제목의 “Bed of Roses”가 있다. 결론은 “장미빛”은 우리말에서 처음부터 “낙관적이고 행복한”이라는 의미를 갖고 쓰인 토종어가 아니라, 서양에서 수입된 개념이라는 말이다.  요즘에 우리말에서는 인터넷에서 “꿀빨다”라든가 “꽃길 걷다”라는 표현이 “rosy”나 “bed of rose”와 의미가 통할 만하다. 그런데 “장미빛”에 대해서 길게 얘기하는 이유는 “장미빛”의 사촌쯤 되는 “핑크빛”이라는 단어를 보면 “핑크”가 영어이므로 분명히 영어에서 온 말인 것은 알겠는데, 정작 영어에서는 우리말에서 쓰는 용도로 쓰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연예인들의 교제를 다루는 기사에서 “핑크빛 관계”라는 표현을 접한다. 그런데 정작 영어에서는 “pink relationship”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는다. 차라리 “핑크빛 관계”에 어울리는 영어 표현은 “peachy relationship”이다. “peach”는 “복숭아”인데 형용사를 만들어주는 접미어 “y”를 붙여서 “peachy”라고 하면 “복숭아빛”이라는 형용사가 된다. 복숭아의 빛깔도 불그스름한 게 빨간색과 핑크색의 경계를 넘나드는 색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의 추측으로 “핑크빛”은 장미 중에도 분홍장미가 있기 때문에 “분홍색”도 “장미빛”에 포함되는...

"롤렉스가 경매에 나왔어"를 영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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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 up for auction 번역일: 2017.10.29 뉴욕 시간으로 2017년 10월 26일 2008년 작고한 오스카상에 빛나는 배우 폴 뉴먼(Paul Newman)의 롤렉스 데이토나 시계(Rolex Daytona)가 뉴욕 필립스(Phillips) 경매에서 시계 사상 최고가인 1천7백만 달러가 넘는 가격(한화로 약 200억 원)에 팔렸다. 이 가격은 2016년 파텍 필립의 시계가 세운 종전 기록인 11백만 달러를 1년 만에 갈아치운 대기록이라 할 만 하다.  이 롤렉스 데이토나는 그 흔한 금 도금도 없는 순수 스테인리스 케이스(stainless case) 시계인데, 60,70년대에는 250달러 정도면 살 수 있는 시계(현재 비슷한 롤렉스 데이토나 시계는 12,400 달러 정도)였다고 한다. 이 시계는 폴 뉴먼의 아내가 폴 뉴먼에게 선물한 시계로 그가 이 시계를 찬 모습이 각종 미디어와 언론에서 포착된 것이 오래되었으며, 그는 약 15년 정도 이 시계를 항상 착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연유로 폴 뉴먼이 소유한 데이토나의 모델 번호가 6239인데, 이 모델은 시계 매니아들 사이에서 "Paul Newman's Paul Newman"이라는 별칭이 붙어 있을 정도로 폴 뉴먼과 동일시되는 모델이다. 뉴욕 타임즈 기사에서 이 시계는 시계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시계계의 "모나리자"라고 불릴 정도로 입소문만으로 퍼지고 종적을 감춘지 오래되어 계속 찾고 있던 시계라고 하는데, 정작 이 시계가 나올 당시에는 판매 부진으로 일찍이 단종된 모델이기도 하다. 그 덕분에 지금은 폴 뉴먼의 유명세와 함께 더 가치 있는 시계가 되는데 더 큰 역할을 한 것 같기는 하지만 말이다.  생전에 대중들에게는 섹시함의 상징이었던 폴 뉴먼이지만, 사실 개인적으로는 물욕이 없고, 소박한 삶을 살았다고 한다. 그는 청바지를 즐겨 입고, 차도 폭스바겐의 비틀(Beetle)을 탈 정도로 유명세에 비해서 평범한 차를 소유했는...

"길 가다 치이는 게 스타벅스다"를 영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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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u can't swing a cat without hitting (something). 번역일: 2017.9.20 10여 년 전 필자의 지인 중에 한 분은 중국 음식을 너무나 좋아해서 이사를 가게 되면 가장 먼저  이사 갈 집 근처에 중국집이 몇 개나 있는지를 본다고 했다. 그런데 그분은 어디 가든 중국집 없는 동네 없다고 하면서도 중국집보다 많은 게 뭔지 아느냐고 물었다.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자기가 중국집 찾다가 더 많이 발견하는 것이 교회라고 한다. 기독교인들에게는 당연히 좋은 일이겠지만, 중국집을 사랑하는 무신론자인 그분으로서는 중국집이 교회보다 적은 게 불만인 듯한 말투였다.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에서 중국집보다 많고 교회보다 많은 것이 스타벅스(Starbucks)로 대표되는 커피 전문점이 아닐까 싶다. 정확히 말하자면 전세계적으로는 스타벅스일 것이고, 한국에서는 단연 카페베네가 독보적인 시절도 있었다.  이렇게 너무나 흔하고 많은 것을 말할 때 우리는 "길 가다 치이는 게 ~이다."라고 흔히 말하는데, 이에 해당되는 영어 표현이 있을까? 물론 있다. 그런데 언뜻 영어 표현을 보면 그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기 힘든 표현이다. 바로 "You can't swing a (dead) cat without hitting (something or someone)."이다. 직역하면 (누군가 혹은 무언가)를 치지 않고 (죽은) 고양이를 휘둘 수 없다."인데(구글 번역기가 이렇게 번역했다.), 괄호를 한 "dead"는 생략해도 의미가 통한다. 어째서 고양이를 돌리는 것이 흔한 것을 의미하게 되었을까? 어원에 대해서 정확한 추정은 쉽지 않지만, 이 표현 자체는 다른 표현이 변형되어 1980년대에나 등장했다는 설명이 있다.  이 표현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표현해 보면 "You can't swing a dead cat b...

"Truth be told" 스티브 잡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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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uth be told 번역일: 2017.9.13 아이폰이 나온지 벌써 10년(decade)라고 한다. 그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애플에서는 아이폰X를 출시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스티브 잡스가 죽은지도 5년이 넘었다. 이렇게 애플이 아이폰 10주년을 기념하는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보니 스티브 잡스가 다시 겹쳐진다. 그래서 명연설로 남아 있는 2005년 스티브 잡스(Steve Jobs)의 스탠포드 대학교 졸업식 연설(Standford University Commencement Speech)을 다시 유투브로 시청했다.  이 연설은 스티브 잡스가 살아온 삶은 풀어내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게 하는데, 영어 표현면에서도 건질 것들이 꽤 있다. 이 연설에서 유명한 표현을 꼽으라면 "Stay hungry.", "Stay foolish."가 가장 먼저 떠오르고, 그 다음으로 꼽을 만한 표현이 "connect the dots"가 아닐까 한다. "Stay hungry."는 "항상 배고파라."라고 옮기면 좀 이상하고, 사실은 "항상 만족하지 말고, 더 높은 지향점을 갈구하라."라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늘 "hungry"한 것인지, 스티브 잡스만큼 세계적 인지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한민국에서 만큼은 스티브 잡스에 둘째 가라면 서러울 우리의 월드컵 영웅인 축구 감독 히딩크도 "I'm still hungry."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렇게 정신적인 굶주림이 아니라, 정말 육체적으로 배고팠던 스포츠 스타를 꼽으라면 단연 1986년도 서울에서 열렸던 아시안 게임 800미터 금메달리스트인 임춘애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밥을 제대로 못 먹을 정도 가난해 라면만 먹었다는 일화는 큰 반향을 일으키며 라면이 임춘애의 상징이 된 시절이 있었다. 이 이야기는 너무 유명해서 송강호를 제대로 ...

친구인가, 원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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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일: 2017.10.1 ▶ frenemy 겉으로는 친한 척하면서 사실은 등에 칼 꽂는 주변의 친구나 직장 동료를 표현하는 아주 효율적인 단어가 "frenemy"이다. "friend"와 "enemy"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단어인데, 영어에서는 이렇게 발음에 공통분모가 있는 두 단어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단어를 "portmanteau"라고 한다. "portmanteau"는 철자를 보면 프랑스어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원래는 "가운데가 이등분이 되게 입이 넓게 열리는 가방"을 칭하는 말이다. 특히 이렇게 열리는 우편 가방을 "portmanteau"라고 불렀다고 한다. 지금은 그런 의미로는 잘 쓰이지 않는다.  이런 "portmanteau"의 예로 "brunch"라든가, "motel"이 있다. 각각 "brunch"는 "breakfast"와 "lunch"의 합성어이고, "motel"은 "motor"와 "hotel"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단어이다. "brunch"는 우리말에서도 "아침 겸 점심"이라는 의미의 "아점"이 있는데, "brunch"라는 단어에 점령당해서인지 요즘 거의 쓰이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또 요즘 자주 쓰이는 단어 중 하나인 "bromance"는 "brother"와 "romance"가 합쳐진 말로 "성적인 관계는 배제된 남자들 간의 친밀하고 돈독한 관계"를 가리킨다. 이 단어는 영어에서도 상당히 최근에 만들어진 따끈따끈한 신조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말에서도 요즘 신조어들이 많이 생산되고...

"결이 다르다"를 영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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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 against the grain 번역일: 2017.9.21 “grain”의 대표적 의미는 물론 “곡물” 또는 “알갱이”이다. 예를 들어, "a grain of rice"라고 하면 "쌀 한 톨"이 된다. 그러나, “grain”에는 “결”이라는 뜻도 있다. 우리말에서 “결”이라고 하면 나무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나뭇결”에서처럼 말이다. 또 “피부결”, “머릿결”, “비단결”처럼 피부, 머리카락, 비단과도 잘 쓰인다. 그런데 영어에서 “결”에 해당되는 “grain”은 “나무”, “고기”, “가죽”과 잘 어울린다. 즉 “피부”나 “머리”에는 잘 쓰이지 않는 것이다. 대신 우리말에서는 "고깃결"이라고는 잘 쓰지 않는다. 우리가 지갑이나 가방 같은 가죽 제품을 사면 꽤 값이 나가는 명품 브랜드 제품에서도 심심치 않게 겉이나 안쪽에 “Genuine Leather”라고 새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해석해 보면 “진품 가죽”이라는 말인데, 당연한 얘기지만 진짜 가죽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제품에 “Genuine leather”라는 라벨을 붙이는 것은 명백히 소비자를 속이는 행위로, "Genuine leather"가 새겨진 제품이면 "가죽"인 것은 맞다. 그런데 일반 소비자들이 잘 모르는 사실은"Genuine leather"는 그 자체가 가죽의 등급을 가리키는 용어이기도 하며, 사실상  “Genuine leather”는 가장 낮은 등급의 저급 가죽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최상급 가죽으로 만든 제품에는 진짜 가죽으로 만든 제품임을 내세운다고 "Genuine leather"라고 표시하지 않는다.  가죽은 외부환경에 직접 노출된 겉피가 가장 질기고 튼튼한 최상급 가죽인데 이런 가죽은 “Full-grain leather”라고 한다. 그 다음으로는 "Full-grain leather"에 버금가는 “Top...

"방귀를 참다"를 영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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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ld in a fart 번역일: 2017.9.23 영국의 코미디언 Billy Connolly는 "남자는 비밀을 잘 지키는데, 여자는 그렇지 않다. 여자는 방귀를 잘 참는데, 남자는 그렇지 못하다. 그러니, 비밀을 지키고 싶으면, 그 비밀을 여자의 엉덩이에 대고 속삭여라."라고 농담을 했다. 여자가 비밀을 잘 못 지킨다는 대목에서는 잘 모르겠지만, 남성으로서 개인적 경험과 나 자신의 몸을 돌아볼 때, 남자가 방귀를 못 참는다는 것은 상당한 일리가 있는 얘기(?)라고 생각된다. Billy Connolly는 "The great thing about Glasgow is that if there's a nuclear attack it'll look  exactly the same afterwards.(글래스고(Billy Connolly의 고향)가 좋은 게 뭐냐면 핵 공격이 있어도 나중에 달라 보일 게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라고 농담한 적도 있다. 사실 자신이 태어난 고향을 두고 농을 한 것이지만, 북한이 하루가 멀다 하고 핵 실험을 하고 트럼프를 위시한 미국과도 대치하고 있는 작금의 현실상 서울에 핵폭탄이 떨어지면 달라질 게 많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그저 웃고 넘어가 지지 않는 농담이다. 다시 방귀 얘기로 돌아와서, Billy Connolly가 말한 것처럼 "방귀를 참다"라는 "hold a fart in" 또는 "hold in a fart"라고 하면 된다. "in"이라는 부사(여기서 "in"은 전치사가 아니라 부사이다)가 쓰인 것은  방귀라는 생리 현상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인간으로서 방귀를 참으려면 어느 방향으로 힘을 주어야 하는지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동사 "hold"는 기본적으로 "잡다"라는 뜻이지만, "참는 것...

아파트를 단돈 천 원에 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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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nsideration 번역일: 2017.10.17 For and in consideration of the sum of One Dollar, and other good and valuable consideration, the receipt of which is hereby acknowledged, the “Grantor” does hereby convey its title to the “Grantee”. 위에 주어진 영어 문장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장이 아니고, 해석하기도 쉽지 않다. 영문 계약서 내용의 일부를 가져와 학습 목적으로 약간 축약한 것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 계약서의 목적은 "Grantor"(양도인)이 "Grantee"(양수인)에게 어떤 목적물(예를 들어 건물이나 토지 등 부동산)의 소유권(title)을 넘기는 것이다.  계약서의 문장은 좀 복잡하지만, "One Dollar"가 눈에 띈다. 약간 변형이 있긴 하지만, 권리를 이전하는 계약에서 위와 같거나 비슷한 문구를 자주 볼 수 있다. 우리는 "One Dollar" 말고도  "consideration"에 주목해야 한다. 그럼 "consideration"에 대해서 알아보기 전에 이해를 돕기 위해 영미 계약과 우리나라의 계약을 좀 비교해  보자.  잠깐 퀴즈를 먼저 내보겠다. "증여"는 "계약"일까, 계약이 아닐까? 짧은 답은 "그때그때 다르다"가 될 것이고, 좀 더 구체적인 답은 우리나라에서는 "계약"이고 "미국"에서는 계약이 아니다.  "증여"는 영어로는 "gift"라고 하는데, 사실상 증여를 하는 사람만 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받는 사람은 넙죽 받기만 하면 되고 주는 사람에게 다른 의무를 지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계약...

"그건 각자 개인 취향 문제니까"를 영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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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 each his own/each to his own 번역일: 2017.10.9 2017년 10월 19일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To Each His Own)"라는 제목의 일본 영화가 화제다. 영화의 내용을 떠나서 회사라는 곳에 종속(?) 되어 일하는 많은 대한민국의 평범한 직장인들에게 쾌감을 주는 제목이 눈길을 끌 수 밖에 없지 않나 싶다. 급여가 작거나, 보람이 없거나, 일이 재미가 없거나, 상사가 괴롭히거나, 동료가 꼴보기 싫거나 하는 이유로(대한민국 직장인이라면 이런 사유 중에 하나 안 걸리는 사람이 있을까?) 하루에도 몇 번씩 시원하게 "그럼 바이 바이"하고 나오고 싶은 충동을 꾹 누르며 사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월급쟁이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제목이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에게는 중차대한 일로 다가오는 회사를 관두는 일을 "잠깐만"이라는 말 한마디로 마치 점심 메뉴 고르는 것과 동급 혹은 그보다도 못한 가벼운 일로 바꿔버리는 그 쿨함이 직장인들에게 잠시나마 대리만족과 정신적 자유를 떠올리게 한다. 아사히 신문에서 기자라는 좋은 회사 타이틀을 박차고 퇴사한 이나가키 에미코의 책이 2007년 1월 우리나라에서 화제를 뿌렸는다.  그의 책 제목은 "퇴사하겠습니다"인데 정말 심플하지만 우리 직장인들의 마음을 제대로 대변하는 시원하고 강력한 메시지이다.  그 책이 고용안정을 추구하며 영원한 을로 희망퇴직되지 않기를 바라며 수동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대한민국의 고용 문화에 신선한 화두를 던진 작품 1호라면, 이번 영화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는 마음 한구석 늘 퇴사를 꿈꾸는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마음을 흔들어놓는 작품 2호쯤 될 것 같다.  그런데, 영화 제목이 던지는 이런저런 메시지를 떠나서 그 제목 옆에 괄호로 묶은 영어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한글 제목이 긴 것에 비하면 영어 제목에는 동사도...

"주상복합 아파트"를 영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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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mixed-use apartment building 번역일: 2017.10.6 우리나라에서 "아파트"는 대표적 집합건물 또는 공동주택으로 자리 잡았다. "아파트"는 영어에서 온 말이 분명하지만, 일본을 거쳐서 들어왔을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는 영어의 "apartment"를 잘라 만든 말인데, 정작 영어에서는 "apartment"를 "apart"라고 줄여 쓰지 않는다. 일본어에서 영어를 허리 뚝 잘라 쓰듯 일본식으로 짧거나 발음하기 쉽게 고쳐 쓰는데 아파트도 그런 과정에서 축약된 단어일 것으로 추측된다.  우리나라에서 법적으로 구분된 공동주택의 형태는 다가구주택,  다세대주택, 연립주택, 그리고 아파트가 있다. 이 구분은 주로 면적과 층수로 구분하게 되는데 후순위로 갈수록 건물 규모가 커진다고 할 수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다가구주택은 법적으로 단독주택으로 분류되어 구분된 세대별로 구분 소유 등기를 할 수 없다는 점이다.  법적으로야 이렇게 세분해서 구분하지만, 일상적으로 우리가 대화할 때는 보통 빌라냐 아파트냐 정도로 나누어서 말하는 게 보통이다. 아파트가 아닌 공동주택이면 우리는 보통 빌라라고 부른다. 그리고 빌라 이름을 지을 때 "무슨 무슨 맨션"이라고 많이 짓는데, 사실 미국에서 "mansion"은 "부자들이 사는 으리으리한 대저택"을 뜻하기 때문에 미국인에게 "맨션(mansion)에 산다"고 하면 오해를 살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우리가 빌라라고 부를만한 집들도 거의 "아파트" 즉 "apartment"라고 한다. 즉, 여러 사람이 사는 공동주택이라면 아파트인 것이다. 그리고, LA나 뉴욕 같은 대도시 중심에 있는 큰 빌딩 밀집 지역이 아니라면, 건물들이 그렇게 높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와...

"가성비"를 영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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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ng for the buck 번역일: 2017.10.16 예전부터 "가격 대비 성능"이라는 말은 많이 썼지만, "가성비"라는 말이 급격히 쓰이기 시작한 것은 몇년 전부터 단어의 앞 글자를 따서 말을 짧게 쓰는 게 유행하면서부터이다. "가성비"는 "가격 대비 성능 비율"이라는 말의 단순 줄임말이 아니라 그 의미까지 확장되어 쓰이고, 용도도 상당히 가벼워졌다.  "가격 대비 성능"이라고 할 때는 보통 "기계류"에 어울릴 말이다.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라고 할 수 있다. 자동차는 개인이 구입하는 품목 중에 집 다음으로 가격이 세거나, 심지어 집보다도 가격이 셀 수도 있어서 한 번 구입 시에 이것저것 따져보고 신중하게 구매하는 물건이라고 할 수 있고, 이때 보통 "가격 대비 성능"을 따져본다고 하는 말은 자연스럽다. 그런데, 우리가 식당에서 어떤 음식 메뉴에 대해서 말할 때 "가격 대비 성능"이라는 말을 쓰는 것은 매우 어색해야 맞다. 음식이나 옷, 치약 등은 자동차와 달리 "성능"이라는 말이 안 어울리고 "품질"이라는 단어가 어울리기 때문이다. 즉 "가격 대비 품질"이 좋다 혹은 나쁘다고 말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요즘 "가성비"라는 단어는 이렇게 "품질"이라는 말이 와야 할 아이템들에도 구분 없이 쓰이고 있다. 요즘 추세로 봐서는 "가성비 좋은 음식", "가성비 좋은 칫솔"처럼 말해도 하등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가성비"가 "가격 대비 품질"이라는 말로 의미가 확장되어 쓰이고 있다.  "가성비"는 결국 "가격 대비 살제 가치"의 문제를 따지는 것인데, 가격 대비 가치에 대해서는 오...

"촉촉한 쿠키"를 영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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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oey cookies 번역일: 2017.10.15 "Chips Ahoy(칩스 아호이)"는 필자에게 촉촉한 쿠키가 무엇인지 알려준 쿠키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칩스 아호이"를 처음 접한 것이 1990년대 초반이었는데, 처음 한 입 깨물었을 때 그때까지 먹어온 한국의 여느 비스킷처럼 힘없이 부서지지 않고, 위아래로 누르는 이의 압력을 여유 있게 버텨주던 그 느낌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지금이야 먹거리 수준이 높아지고, 디저트 문화도 하루가 다르게 고급화되고 있지만, 생각해보면 우리나라가 밥 먹고 디저트까지 챙겨 먹는 시대가 된 것이 한 세대도 되지 않은 일이다. 고급 아이스크림이라면 빙그레 "투게더"가 다인 줄 알던 우리들에게 아이스크림 맛(flavor)은 서른한 가지 정도는 되어야지라고우쭐한 듯 새로운 아이스크림 맛의 세계로 눈뜨게 한 "배스킨 라빈스"는 건강한 것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취급되고 고급 아이스크림 축에 끼지도 못하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쿠키도 지금은 프랑스에서 공부한 사장님이 운영하는 수준 높은 베이커리들이 동네마다 있어 재료를 아낌없이 넣은(그 대신 가격도 만만치 않은) 묵직하고 촉촉한 쿠키를 먹어보는 일이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구매대행, 배송대행도 없던 90년대 초반만 해도 "칩스 아호이"는 미군 부대 안에서나 유통되는 고급 쿠키로 통했다고 할 수 있다.  생각해보면 결국 "칩스 아호이"도 공장에서 대량으로 찍어내는 공장 쿠키에 불과하지만, 그런 촉촉함과 끈기의 비결은 쿠키 반죽 자체보다 쿠키의 반은 차지할 듯한 덩어리 큰 초코 칩 덕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적절한 수분을 머금은 초코가 쿠키 전체적으로 알맞은 습기를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것이 틀림없다. 사실 "칩스 아호이"는 촉촉함 그 자체보다는 초코칩이 많이 들어 있다는 것이 셀링 포인트이기도 하다...

"와인에 대해서 모르는 게 없다"를 영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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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now best 번역일: 2017.10.14 대중들 사이에서 상당한 놀람과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유해진과 김혜수 커플이 결별한 게 벌써 2011년이라고 한다. 그 둘은 2001년 영화 "신라의 달밤"에서 처음으로 스크린 호흡을 맞췄지만, 급격히 가까워진 계기는  2006년 개봉한 흥행작 "타짜"를 하면서라고 한다. 이 커플이 연애를 인정했을 때 대중들은 아마 상당한 인지부조화(?)를 겪었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외관상 미녀와 야수의 만남 같은 면도 있고, 정말  정점을 찍은 배우라고 할 수 있는 김혜수가 연기는 좀 하지만 여전히 스크린에서는 약방의 감초 정도로 취급되는 조연 배우 유해진과 사귄다는 것 자체가 뉴스감이었다. 최근 한 TV 프로에서는 이 둘이 사귀게 된 뒷이야기를 다루었는데, 카더라 통신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김혜수가 유해진에 빠진 계기는 역시 유해진의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것들이었다.  유해진은 보기와 다르게 강아지를 키우는데 고양이를 6마리나 키우는 김혜수와 애완동물 얘기로 가까워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게다가 김혜수가 그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참에 유해진이 미술에도 조예가 깊어 김혜수에게 미술에 대해 도움과 조언을 주고 받는 사이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김혜수를 끌어들인 유해진의 매력 한 가지가 더 있었으니 그것은 와인이었다. 유해진은 와인 애호가로 저급부터 고급 와인까지 지식이 해박하다고 한다. 여기서 저급부터 고급까지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고급만을 추구하는 사람은 속물처럼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혜수와 드라마를 같이 한 이의정에게 김혜수가 말하길 유해진이 와인에 대해서 모르는 게 없는데, 그게 너무 매력 있다고 했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영어 표현의 단서가 나왔다. 바로 "모르는 게 없다"이다. "모르는 게 없다"는 것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모는 것을 안다"는 것인데, 세...

"도주 우려"를 영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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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light risk 번역일: 2017.10.13 2017년 10월 12일과 다음 날인 10월 13일 모든 국민들의 관심의 대상인 사건의 두 사람에 대한 구속 영장 심사가 있었다. 하나는 어금니 아빠로 더 유명한 자신의 딸의 친구인 여중생을 성폭행 후 살해한 이영학의 딸이 살인 공모 혐의에 대한 구속 영장 발부 심사이고, 또 하나는 탄핵 후 구속영장을 받고 수감하면서 재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추가 구속 영장 발부로 수감을 연장하는 것에 대한 심사였다. 두 사건의 주인공은 시간적으로 인접해서 구속 영장 심사를 받았다는 것 외에는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 구속 영장 심사 결과는 미성년인 이영학의 딸의 구속 영장 신청은 기각되었고,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추가 구속 연장 발부가 허가되어 그녀의 옥중 재판이 계속되게 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전혀 다른 사건에 대한 구속 영장 발부 여부에 대해서 쟁점으로 등장하는 용어는 공통적으로 "도주 우려"와 "증거 인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형사소송법에서 "피의자는 확정판결을 받을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한다"는 "무죄 추정의 원칙(Presumption of Innocence)"을 적용하고 있고, 이에 따라 불구속 재판이 원칙이다. 그러나, "증거인멸"이나 재판 중 "도주 우려"가 있을 때는 불가피하게 "구속 영장"을 통해 피고인을 구속하는 것이 인정된다. 무죄 추정의 원칙은 또 다른 중요한 원리를 잉태하는데 바로 “입증 책임” 문제이다. 이것은 쉽게 말해 “유죄를 주장하는 쪽이 죄를 입증해야 하느냐, 무죄를 주장하는 쪽이 죄가 없음을 입증해야 하느냐는 것인데, 언뜻 들으면 그게 그거 같지만, 입증 당사자가 누가 되느냐는 결과적으로 엄청난 차이가 난다. 결론은 유죄를 주장하는 쪽, 즉 검사가 피의자의 죄를 입증해야 한다. 참고로 “입증 책임”은 영어로 “bu...

"신의 한 수"를 영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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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stroke of genius 번역일: 2017.10.8 그야말로 바둑 전성시대인 듯하다. "신의 한 수"라는 표현이 최근에 새로 만들어진 표현은 아니지만 유독 이 표현을 자주 듣게 된 시점이 2014년 전후가 아닌가 싶다. 그 즈음에 바둑을 테마로 인생 이야기를 다룬 윤태호 작가의 만화 "미생"이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2014년 드라마로까지 제작되었는데, 이 작품이 "신의 한 수"라는 표현이 대중들 사이에서 갑자기 득세하며 회자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미생"과는 별개의 일이지만, 2016년 구글의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에서 4승 1패로 알파고가 이기는 기염을 토하는 사건이 있었다.  예전에도 알파고와 사람의 대국처럼 “딥 블루”라는 IBM 수퍼컴퓨터와 사람이 체스 대결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예전의 수퍼컴퓨터와 알파고는 서로 전혀 다른 로직으로 움직인다. 수퍼컴퓨터가 rule-base 방식이라면, 알파고는 사람과 유사한 방법으로 학습한다는 것이다. 컴퓨터가 체스에서 사람을 이기진 거의 20년이 다 되어서야 바둑에서 컴퓨터가 다시 인간을 이기는 이야기가 화제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둑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체스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많아서 사실상 모슨 수를 기억하거나 계산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딥블루는 Rule-base 방식으로 모든 체스의 수를 미리 계산해서 인간을 이겼지만, 바둑에서 나올 수 있는 수는 거의 무한대여서 Rule-base 방식으로는 인간을 이길 수 없기 때문에, 알파고는 마치 인간이 바둑을 배우는 것처럼 인공지능 학습 방식을 사용했다고 한다.  여담이지만, 알파고가 처음에 바둑을 배울 때는 인간이 만든 기보(바둑 전술을 가르치는 책)를 보면서 학습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학습할 기보가 없어 자신과 대국하면서 학습한다는 얘기를 ...

저도 사람인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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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 only human. 번역일: 2017.10.9 2017년 노벨 경제학상(Nobel Memorial Prize in Economic Science)이 시카고 대학교의 행동경제학 교수인 리차드 탈러(Richard Thaler)에게 돌아갔다. 그는 행동경제학자답게 수상 후 상금을 "비이성적으로(Irrationally)"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는 애덤 스미스(Adam Smith) 이후 경제적 인간(Homo economicus)을 합리적으로(Rationally) 행동하는 인간으로 가정하고 경제 이론을 전개한 것에 대해 비틀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행동경제학 분야에서 노벨 경제학상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 원조는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이스라엘 출신의 다니엘 카네먼(Daniel Kahneman) 교수이다. 그는 오랫동안 아모스 트버스키(Amos Tversky)와 행동경제학을 같이 연구했지만, 아모스 트버스키가 1996년 사망하면서 수상 결정 당시 살아있는 사람에게만 노벨상을 수여하는 원칙에 따라 노벨 경제학상은 다니엘 카네먼만 받게 되었다. 놀랍게도 다니엘 카네먼은 원래 경제학자가 아니라 심리학자였다. 또한 행동경제학파로 분류되는 "로버츠 실러(Robert Shiller)" 예일대 교수도 자산 가격에 대한 경험적 분석으로 업적을 인정받아 2013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노벨상을 받은 직후인 2014년 동아국제금융포럼 초청으로 서울을 방문한 적도 있다.  사실 업적을 인정받고도 수상 전 사망하여 노벨 경제학상을 받지 못한 사람이 아모스 트버스키 말고도 또 있는데, 그 사람은 바로 피셔 블랙(Fisher Black)이다. 금융 쪽에서는 너무나 유명한 옵션 가격 결정 공식(Option Pricing Model)인 "블랙 숄츠 모델(Black-Scholes Model)" 또는 "블랙 숄츠 머튼 모델(Black-...

"네가 총대 메라"를 영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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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ake one for the team 2017.10.8 우선 무심코 쓰다 보니 헷갈리는 "메다"와 "매다"의 차이에 대해서 먼저 정리를 해보자. "메다"는 "가방"처럼 어깨에 올려 지는 것에 잘 어울린다. 참고로, 우리말에서는 물건을 어깨에 올리는 것과 머리에 올리는 것도 다른 동사를 써서 세심하게 구별한다. 머리에 올려 지는 것은 "이다"라는 동사가 따로 있다. "봇짐을 머리에 이다"처럼 쓴다. 그럼 "매다"는 자연스럽게 "신발 끈 등을 매다"처럼 묶는 것에 쓰인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이렇게 헷갈리는 두 개를 같이 외우는 것보다 하나를 확실하게 외우면 더 오래 기억하기 좋은 경우가 많다. 그럼 이제 "총대를 메다"에 대해서 알아보자. 물론 총대는 어깨에 올리는 것이므로 동사 "메다"를 쓴다. 우선 "총대를 메다"는 또래들이나 사적인 자리에서 쓰이는 "informal"한 표현이다. "총대를 메다"는 "무리나 또래 집단 등에서 한 사람이 모두가 꺼리는 일을 손해나 위험을 감수하고 나서서 하다"라는 의미이다. 전쟁터에서 제일 위험한 일은 총을 들고 전장에 뛰어드는 일인데 이 위험한 일을 다 같이 하는 게 아니라 한 사람에게 미루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이것은 일종의 희생인데 다른 표현으로는 "희생양"도 있겠지만, 이 단어는 "총대를 메다"에 비해 너무 무거운 느낌이 든다. "희생양"이라는 게 결국 성서에서 흔히 사람이 지은 죄를 아무 잘못 없는 양을 죽여 신을 향한 재단에 바치는 의식에서 유래한 것이기 때문이다. 영어로 "희생양"은 "scapegoat"라고 한다. 그래서 "희생양이 되다...

"몸에 칼을 대다"를 영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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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 under the knife 번역일: 2017.10.12 우리말에서 "수술받다"라는 의미로 흔히 "몸에 칼을 대다"라는 관용적 표현을 자주 쓴다. 또 의사 입장에서 "수술하다"라는 의미로는 "집도하다"라는 표현도 쓴다. 그래서 "직접 메스를 들고 수술을 주도하는 의사"를 "집도의"라고 부른다. "집도"는 "잡을 집"에 "칼 도"를 쓰기 때문에 결국 "칼을 잡다"라는 의미가 되고, 결국 "수술을 받다"와 "수술을 하다"라는 표현에 공통적으로 "칼"이 들어가 있다. 이렇게 수술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칼"이라는 이미지와 잘 어울리기 때문에 영어에서도 "칼(knife)"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수술받다"라는 의미를 관용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데, 그 표현이 바로 "go under the knife"이다. 이 표현을 직역하면 "칼 밑으로 가다"인데, 수술받는 환자가 수술대에 눕게 되면 수술칼을 든 의사가 환자를 내려다보게 되므로, 환자는 칼 밑에 있는 것과 같기 때문에 "수술받다"라는 의미가 잘 나타난다.  성형수술이 일반화된 요즘 세태에서는 "몸에 칼을 대다"가 일반적 수술을 가리키기보다 의미가 좁아져 성형수술을 받는 것을 지칭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그래서 "몸에 칼 댔어"라고 하면 우리들은 거의 "성형 수술을 했다"라고 알아듣는다. 성형수술은 "plastic surgery" 또는 "cosmetic surgery"라고 한다. "cosmetic surgery"는 "화장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