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빛 관계"를 영어로?

▶ peachy relationship 번역일: 2017.9.8 이병헌이 조폭 역할로 주연을 맡았던 90년대 영화로 “장미빛 인생”이 있다. 여기서 “장미빛”은 낙관적이고 행복한 상황을 표현하는 색깔인데, 이 장미라는 것이 서양의 꽃이라는 점과 영어에도 “rose”의 형용사형인 “rosy”가 “낙관적이고 행복한”이라는 의미로 쓰인다는 점이 일치한다. 심지어 프랑스어 표현에도 “la vie en rose”가 있는데 “장미빛 인생”이라는 뜻이다. 또한, 영어에서 “bed of roses”라고 하면 “만사가 행복하고 편한 상태”를 말하는 관용어이기도 하다. 오래 된 락 그룹 Bon Jovi(본조비)의 노래 중에도 같은 제목의 “Bed of Roses”가 있다. 결론은 “장미빛”은 우리말에서 처음부터 “낙관적이고 행복한”이라는 의미를 갖고 쓰인 토종어가 아니라, 서양에서 수입된 개념이라는 말이다. 요즘에 우리말에서는 인터넷에서 “꿀빨다”라든가 “꽃길 걷다”라는 표현이 “rosy”나 “bed of rose”와 의미가 통할 만하다. 그런데 “장미빛”에 대해서 길게 얘기하는 이유는 “장미빛”의 사촌쯤 되는 “핑크빛”이라는 단어를 보면 “핑크”가 영어이므로 분명히 영어에서 온 말인 것은 알겠는데, 정작 영어에서는 우리말에서 쓰는 용도로 쓰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연예인들의 교제를 다루는 기사에서 “핑크빛 관계”라는 표현을 접한다. 그런데 정작 영어에서는 “pink relationship”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는다. 차라리 “핑크빛 관계”에 어울리는 영어 표현은 “peachy relationship”이다. “peach”는 “복숭아”인데 형용사를 만들어주는 접미어 “y”를 붙여서 “peachy”라고 하면 “복숭아빛”이라는 형용사가 된다. 복숭아의 빛깔도 불그스름한 게 빨간색과 핑크색의 경계를 넘나드는 색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의 추측으로 “핑크빛”은 장미 중에도 분홍장미가 있기 때문에 “분홍색”도 “장미빛”에 포함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