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칼을 대다"를 영어로?

▶ go under the knife
번역일: 2017.10.12

우리말에서 "수술받다"라는 의미로 흔히 "몸에 칼을 대다"라는 관용적 표현을 자주 쓴다. 또 의사 입장에서 "수술하다"라는 의미로는 "집도하다"라는 표현도 쓴다. 그래서 "직접 메스를 들고 수술을 주도하는 의사"를 "집도의"라고 부른다. "집도"는 "잡을 집"에 "칼 도"를 쓰기 때문에 결국 "칼을 잡다"라는 의미가 되고, 결국 "수술을 받다"와 "수술을 하다"라는 표현에 공통적으로 "칼"이 들어가 있다.

이렇게 수술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칼"이라는 이미지와 잘 어울리기 때문에 영어에서도 "칼(knife)"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수술받다"라는 의미를 관용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데, 그 표현이 바로 "go under the knife"이다. 이 표현을 직역하면 "칼 밑으로 가다"인데, 수술받는 환자가 수술대에 눕게 되면 수술칼을 든 의사가 환자를 내려다보게 되므로, 환자는 칼 밑에 있는 것과 같기 때문에 "수술받다"라는 의미가 잘 나타난다. 
성형수술이 일반화된 요즘 세태에서는 "몸에 칼을 대다"가 일반적 수술을 가리키기보다 의미가 좁아져 성형수술을 받는 것을 지칭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그래서 "몸에 칼 댔어"라고 하면 우리들은 거의 "성형 수술을 했다"라고 알아듣는다.

성형수술은 "plastic surgery" 또는 "cosmetic surgery"라고 한다. "cosmetic surgery"는 "화장품"을 "cosmetics"라고 하는 것에 알 수 있는 것처럼  미용적 목적을 강조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말에서는 "몸에 칼을 대다"를 넘어 더 구체적으로 성형수술한 부위를 가리켜 "코했어.", "가슴 했어.", "턱했어."라는 식으로 친한 사람들과 대화 시에 얘기하듯이 영어에서도 격없는 대화에서는 "plastic surgery"같은 표현 말고, "성형수술 부위 + job"의 형태를 즐겨 쓴다. 예를 들면, "코했어"에 해당되는 표현은 "a nose job", "가슴 했어."는 "a boob job", "턱했어."는 "a chin job"이라고 할 수 있다. "boob"은 "여성의 가슴"을 가리키는 단어로 "breast"보다 격이 없이 쓰이며 속어에 가깝다. 



루마니아 출신의 떠오르는 여자 테니스 선수인 "시모나 할렙(Simona Halep)"은 1991년생인데 그녀가 17살인 2009년에 가슴 축소 수술을 받았다. 당시 그녀의 가슴 사이즈가 DD Cup이었는데 C컵 사이즈로 축소했다고 한다. 그녀가 발육도 다 끝나지 않은 그렇게 어린 나이에 가슴 축소 수술을 받은 것은 너무 큰 가슴 무게로 인해 테니스 선수로서 순발력이 떨어지는 등 경기에 많은 지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그녀가 가슴 축소 수술을 받은 지 2년 만에 랭킹이 450 계단이나 상승했다. 그녀는 그런 성과를 모두 가슴 축소 수술에 공을 돌렸다는 후문이다. 반면 그녀가 가슴 축소 수술을 한다는 소식에 많은 팬들이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전반적으로 서양 여성들보다 가슴 발육이 평균적으로 작은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시모나 할렙의 가슴 축소 수술 결정이 행복한 고민처럼 느껴졌을 수도 있겠지만, 정말 가슴이 비대한 여성들은 일상생활 지장 등 그들만의 고충이 있다고 한다. 참고로 가슴 확대 수술은 "breast augmentation surgery", 가슴 축소 수술은 "breast reduction surgery"라고 하면 된다. 앞에서 "가슴 성형"에 해당되는 "boob job"은 사실상 대부분 "breast augmentation surgery"를 가리킨다. 

미국 리얼리티 TV 출연자이자 모델 겸 소셜 미디어 명사이기도 한 "카일리 제너(Kylie Jenner)"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팔로워 수만 거의 1억 명에 육박하는데, 그녀는 2017년 5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가슴을 유독 강조한 자기 사진을 올리고, 그 옆에 그룹 "Aqua"의 대표곡인 Barbie Girl"의  가사 중 "life in plastic it's fantastic"을 인용했는데, 이로 인해 그녀가 가슴 확대 수술을 한 것이 아닌지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다. 재미있는 것은 그녀가 인용한 "Barbie Girl"의 노래 가사 중 "plastic"과 "fantastic"이 라임(rhyme)을 이루는데 또 "plastic"은 "plastic"은 성형수술이라는 의미의 "plastic surgery"를 암시하는 듯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마치 성형 수술을 하니 "fantastic"하다는 자신의 기분을 에둘러 전달하는 것 같다. 

구글 번역 결과는 전혀 본래의 의미를 전달하지 못한다.

▶ 수정번역: 그녀는 몸에 칼을 댔다.


▶ "go under the knife" in Media

Justin first went under the knife at the age of 18, getting a nose job, chest, bicep and tricep implants.
<The Sun, 2017.10.3 >
Justin은 코 성형, 가슴, 이두근, 삼두근 이식을 하는 등 18세의 나이에 처음으로 몸에 칼을 댔다.
* biceps: 이두근
* triceps: 삼두근
* implant: 임플란트, 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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