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에 대해서 모르는 게 없다"를 영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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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일: 2017.10.14 |
최근 한 TV 프로에서는 이 둘이 사귀게 된 뒷이야기를 다루었는데, 카더라 통신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김혜수가 유해진에 빠진 계기는 역시 유해진의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것들이었다.
유해진은 보기와 다르게 강아지를 키우는데 고양이를 6마리나 키우는 김혜수와 애완동물 얘기로 가까워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게다가 김혜수가 그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참에 유해진이 미술에도 조예가 깊어 김혜수에게 미술에 대해 도움과 조언을 주고 받는 사이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김혜수를 끌어들인 유해진의 매력 한 가지가 더 있었으니 그것은 와인이었다. 유해진은 와인 애호가로 저급부터 고급 와인까지 지식이 해박하다고 한다. 여기서 저급부터 고급까지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고급만을 추구하는 사람은 속물처럼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혜수와 드라마를 같이 한 이의정에게 김혜수가 말하길 유해진이 와인에 대해서 모르는 게 없는데, 그게 너무 매력 있다고 했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영어 표현의 단서가 나왔다. 바로 "모르는 게 없다"이다. "모르는 게 없다"는 것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모는 것을 안다"는 것인데, 세상에 이렇게 위험한 발언은 없다. 논리적으로 "모든 것을 안다"는 것을 깨뜨리기 위해서는 단 하나의 모르는 예만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블랙 스완"(Black Swan)"의 저자 나심 탈레브가 말한 "검은 백조 이야기"이다. 세상에서 사람들이 몇 억 마리의 흰 백조를 보고 나서 세상의 백조는 모두 희다고 결론을 냈을 때 이 결론을 무산시키는 것은 단 한 마리의 검은 백조이다. 이렇게 귀납법, 즉 경험적인 관찰로 내린 결론은 단 하나의 반증으로 무너지게 된다. 그러니, 엄격히 말해서 "모르는 게 없다"는 말은 굉장히 논리적으로 취약한 발언이다.
그런데 우리가 "모르는 게 없다"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논리적으로 따지고 드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이는 과장을 동원한 관용적 표현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 표현은 "굉장히 아는 것이 많다"라는 말의 다른 표현인 것이다.
그럼 이런 의미에서 "모르는 게 없다"라는 어감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영어 표현은 무엇일까? 우리말에서는 부정어를 써서("없다") 표현했다면, 영어에서는 최상급인 "best"를 활용한다. "모르는 게 없다"를 영어로 그대로 직역해서 옮겨 "There is nothing (someone) doesn't know."처럼 쓰게 되면 정작 우리말의 "모르는 게 없다"가 전달하는 뉘앙스가 사라져 버린 콩글리시가 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모르는 게 없다"에 의미에 가장 부합하는 영어 표현은 "know best"이다.
그럼 "그(유해진)은 와인에 관해서 모르는 게 없다."를 영어로 옮겨 보자. "~에 관해서"라는 표현으로는 "when it comes to"를 쓰면 된다. 그래서 "When it comes to wine, he knows best."라는 영어 문장이 나온다.
구글 번역기는 말 그대로 최상급으로 번역해서 우리말 표현 "모르는 게 없다"가 전달하는 느낌을 모두 상실했다.
▶ 수정번역: 와인에 관해서 그는 모르는 게 없다.
▶ "know best" in Media
Every one (and every mother) knows that the saying goes, "mother knows best" — but that definitely pertains to Kris Jenner.
<Romper, 2017.10.11>
모는 사람들과 (모든 어머니들은) "어머니는 모르는 게 없다."라는 격언을 안다. 그런데 이 말은 Kris Jenner에게 꼭 맞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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