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를 영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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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일: 2017.10.16 |
예전부터 "가격 대비 성능"이라는 말은 많이 썼지만, "가성비"라는 말이 급격히 쓰이기 시작한 것은 몇년 전부터 단어의 앞 글자를 따서 말을 짧게 쓰는 게 유행하면서부터이다. "가성비"는 "가격 대비 성능 비율"이라는 말의 단순 줄임말이 아니라 그 의미까지 확장되어 쓰이고, 용도도 상당히 가벼워졌다.
"가격 대비 성능"이라고 할 때는 보통 "기계류"에 어울릴 말이다.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라고 할 수 있다. 자동차는 개인이 구입하는 품목 중에 집 다음으로 가격이 세거나, 심지어 집보다도 가격이 셀 수도 있어서 한 번 구입 시에 이것저것 따져보고 신중하게 구매하는 물건이라고 할 수 있고, 이때 보통 "가격 대비 성능"을 따져본다고 하는 말은 자연스럽다. 그런데, 우리가 식당에서 어떤 음식 메뉴에 대해서 말할 때 "가격 대비 성능"이라는 말을 쓰는 것은 매우 어색해야 맞다. 음식이나 옷, 치약 등은 자동차와 달리 "성능"이라는 말이 안 어울리고 "품질"이라는 단어가 어울리기 때문이다. 즉 "가격 대비 품질"이 좋다 혹은 나쁘다고 말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요즘 "가성비"라는 단어는 이렇게 "품질"이라는 말이 와야 할 아이템들에도 구분 없이 쓰이고 있다. 요즘 추세로 봐서는 "가성비 좋은 음식", "가성비 좋은 칫솔"처럼 말해도 하등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가성비"가 "가격 대비 품질"이라는 말로 의미가 확장되어 쓰이고 있다.
"가성비"는 결국 "가격 대비 살제 가치"의 문제를 따지는 것인데, 가격 대비 가치에 대해서는 오마하의 현인이라고 불리는 투자의 귀재 워렌 버펫(Warren Buffett)이 깔끔하게 정의를 내려 주었다.
워렌 버펫의 말대로 하면 가격과 가치는 쉽게 분리되는 개념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싸게 샀다", "싸게 샀다"라는 말이 성립하는 것이다. 사실 어떤 것의 가격과 가치를 아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또 가치라는 것이 "투자 가치"라는 것도 있고, "사용 가치"라는 것도 있어서, 나에게 "사용 가치"가 전혀 없는 것도 "투자 가치"가 높을 수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성립한다. 예를 들어, 누구는 금을 장신구로 몸에 두르고 다닐 수도 있지만(사용 가치), 다른 이는 금을 집에 고이 모셔두고 가격이 오르기를 기다릴 수도 있다(투자 가치).Price is what you pay. (가격은 당신이 내는 금액이다.)Value is what you get. (가치는 당신이 얻는 것이다.)
그럼 가성비는 영어로 뭐라고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bang for the buck"이라고 한다. 여기서 "bang"은 우주 창시 이론인 "Big Bang"에서처럼 "폭발"의 의미가 있는 "bang"이다. 그리고 "buck"은 "dollar"를 달리 표현하여 미국인들이 흔히 쓰는 말로 돈을 상징한다. 예를 들어 "3 bucks"는 "3 dollars"와 같은 말이다. 여기서 "buck"이 왜 가격을 대표하게 되었는지는 이해할 만한테, "폭발"을 의미하는 "bang"이 어떻게 "성능", 즉 "가치"를 의미하게 되었을까?
"bang for the buck"이 처음 쓰인 것은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냉전 시대 소련과 군비경쟁이 한창인 미국에서 국방비는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었을 것이고, 그러다 보니, 가격 대비 무기의 성능에 대한 관심이 높았을 것이다. 국방 예산이라는 것도 한계가 있는 것이니, 정해진 예산에서 더 성능 좋은 무기를 구매하고 싶은 것은 당연한 것이니 말이다. 여기서 "bang"이 "무기의 폭발력"을 상징하는 단어로 같은 가격(for the buck)이면 더 높은 폭발력, 즉 성능이 좋은 무기라는 의미를 갖게 되었다.
여담이지만, "bang for the buck"은 4단어로 세 글자로 구성된 한단어 "가성비"에 비해서 말 그대로 가성비가 떨어지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구글 번역기의 번역은 영 시원치가 않다.
▶ 수정번역: 이 차는 동급의 다른 차들과 비교할 때 가성비가 가장 좋다.
▶ "bang for the buck" in Media
At a cost of about $1.5 million, the village probably provides more bang for the buck than anything on the site, Turnipseed said.
<The State, 2017.1.28>
약 1.5백만 달러의 비용으로 이 빌리지는 아마도 그 사이트에 있는 다른 어떤 것들보다도 더 좋은 가성비를 제공한다고 Turnipseed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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