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보잉 787을 타다"를 영어로?

▶ fly  + 비행기 기종 + with + 항공사

번역일: 2017.11.8
해외 출장이든 해외여행이든 비행기를 타기로 했다면 그 비행편에 대해서 세 가지 옵션이 생긴다. 우선 어느 항공사인가(대한항공인가 아시아나인가?), 그리고 둘째로 어떤 클래스인가(이코노미 클래스인가, 비즈니스 클래스인가, 퍼스트 클래스인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떤 기종의 비행기인가이다. 
항공 여행객들의 취향이 까다로워지면서 예전 같으면 어느 항공사인지 어느 클래스인지 정도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보잉(Boeing)이나 에어버스(Airbus) 등에서 내놓는 새로운 비행기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항공여객 수송 비즈니스는 정말 항공 여행 고객의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비행 경험을 제공해야 하는 치열한 산업이 되었다. 이런 추세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도 최신형 비행기종을 도입할 때마다 전면에 광고를 내세우는데 최근 화두가 되는 비행기종이라면 보잉사가 개발한 드림라이너(Dreamliner)라는 별칭까지 붙은 보잉 787과 에어버스가 만든 A 350이 서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이 두 항공기 제작회사의 기종 경쟁은 그대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경쟁으로 이어져 대한항공은 보잉 787을 도입했고, 아시아나는 A350을 도입해 운항을 시작했다.
보잉과 에어버스는 전세계 민간 여객기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한 비행기 제작사로서 그 두 회사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보잉은 미국에 기반을 둔 회사이고, 에어버스는 보잉보다 후발주자로 유럽에 기반을 둔 회사이다. 에어버스는 보잉을 비롯한 미국 주도의 여객기 시장을 따라잡기 위해 유럽의 항공사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시작한 회사라서 에어버스의 항공기는 각 부품들은 독일, 스페인 등 여러 나라에서 제작 후 프랑스로 툴루즈로 운송 후 최종 조립과 시험비행 후 고객사들에 인도하게 된다. 말 그대로 에어버스는 다국적 기업(Multinational Corporation, MNC)이다. 
두 회사가 만드는 비행기들은 수송 여객 규모 면에서 좀 다른데, 에어버스의 A380이 나오기 이전까지는 B747을 보유한 보잉이 대형 여객기 라인업에서 앞서 있었지만, 에어버스가 이층 구조(Double-decker)로 B747보다 더 큰 비행기종인 A380을 제작해 대형 비행기종 싸움에서 앞섰다고 할 수 있다. 
사실 보잉과 에어버스는 보잉 747보다 큰 대형 비행기종에 대한 전세계 항공 수요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리스크를 분담하기 위해 컨소시엄 형태로 협업을 통해 초대형 비행기를 제작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보잉사가 여객 운송업이 허브앤스포크(Hub and Spoke)에서 Point-to-Point(A, B 지점 간 직항) 형태로 옮겨가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발을 빼면서 무산되었다. 
허브앤스포크는 항공사들이 몇 개의 대형 거점 공항을 중심으로 다시 그 거점공항에서 소규모 단거리 목적지로 여객을 운송하는 방식으로 항공 수요가 많은 허브까지는 대형 비행기를 투입하고, 항공 수요가 적은 스포크는 작은 기종으로 비행기 운영의 효율성을 높인다. 이 방식은 당연히 항공 여행객의 연결 항공편 이용이 불가피하게 된다. 대부분의 대형 항공사들이 허브앤스포크 전략을 따르는데 사우스웨스트 항공(Southwest) 만큼은 Point-to-Point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그런 만큼 사우스웨스트는 보잉 737 단일 기종의 작은 비행기(3열-복도-3열 좌석배치)만 운항한다. 그래서 사우스웨스트는 여행객들이 비행기를 바꿔 타지 않고, 중간 기착 공항에서 손님을 다시 태우고 가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아무튼 보잉이 초대형 여객기 개발을 포기하면서 에어버스는 결국 단독으로 A380이라는 초대형 항공기를 개발하게 된다. 이후 보잉은 야심 차게 중간 크기의 최첨단 장거리 비행기 개발을 하게 되는데 그 모델이 바로 B787 드림라이너(Dreamliner)이다. 
에어버스가 기존 허브앤스포크 전략은 유효한 것으로 보고 민항기 중 가장 큰 규모의 A380을 개발할 때 보잉은 이에 대응하는 대신 항공 여행객들에게 지금까지 느끼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항공 여행 경험을 제공한다며 설정한  B787 드림라이너의 개발 방향은 좋았다. 에어버스는 A380 개발을 발표하면서 여행객들에게 헬스장, 수면실, 칵테일 라운지 등 새로운 항공여행 경험을 공언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항공사들이 좌석만 같다 놓으면 돈이 되는 비싼 기내 공간을 헬스장 따위에 양보할 리 없었기 때문이다. 
보잉은 애시당초 항공사들이 쉽게 바꿀 수 있는 공간 활용 측면에서 가치를 약속하는 대신 항공사들이 쉽게 손댈 수 없는 기술적 혁신을 통해 여행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기로 하고 가볍고 튼튼하며 비용효율적인 비행기를 개발하기로 계획하고 드림라이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튼튼한 동체(fuselage)로 기내 의 기압과 습도를 높일 경우 여행객의 피로도는 엄청나게 감소하게 되며 이는 지금까지 항공 여행객들이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가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이상적인 목표 설정에도 불구하고 드림라이너(Dreamliner)는 그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그 개발 과정은 악몽(nightmare)이었다. 혁신적인 개발 프로세스를 통해 개발 기간을 6년에서 4년으로 단축하고, 개발비용은 100억 달러에서 60억 달러로 줄이겠다는 애당초 야심찬 계획과 달리 개발 기간은 예정보다 3년이 더 걸렸고, 개발 비용은 오히려 눈덩이처럼 불어났다(총 개발비용은 약 320억 달러로 추정).
보잉은 드림라이너 개발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면서 재무적으로 큰 위험에 직면해 애널리스트들과 비평가들은 부정적인 의견을 쏟아내고 주가도 타격을 받았다. 이런 재앙의 주범은 지나친 아웃소싱(Outsourcing)이었다. 보잉이 비용 절감을 위해 아웃소싱을 과도하게 추진하고 당연히 보잉이 주도했어야 할 아웃소싱 업체들을 조율하고 통합하는 과정까지 아웃소싱 업체에 분산시키면서 각 부품들이 최종 조립단계에서 맞지 않아 재작업(rework)에 따라 비용과 개발 기간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이로 인해 각 부품들에 대한 계약상 비용은 줄였지만, 결과적으로는 계약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엄청난 비용은 모두 보잉의 몫으로 돌아갔다. 보잉은 아웃소싱과 함께 이익도 아웃소싱 된다는 사실을 간과했던 것이다. 비행기 제작을 통해 발생하는 가치를 아웃소싱 업체들이 상당 부분 잠식하면서 그들의 이익은 고스란히 보잉의 비용이 되었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역사상 처음으로 도입한 리튬 이온 배터리가 일본 ANA(All-Nippon Air) 항공에서 원인불명의 화재를 일으켰고 이에 따라 원인 발견 시까지 운항이 무기한 금지되면서 이미 B787을 도입한 항공사에 결항에 따른 손해까지 보상해야 하는 등 끝없는 난관에 봉착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불이 붙으면 산소를 배출해서 추가 화재와 폭발 위험성이 급격히 올라가서 기존 배터리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한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B787 드림라이너의 가장 큰 혁신 중 하나는 동체와 내장 곳곳에 적용된 소재라고 할 수 있다. 보잉은 전통적인 알루미늄 소재 대신 경량이면서도 더 튼튼한 탄소 복합재를 동체(fuselage)와 날개 구조에 대거 적용하면서 비행기의 무게를 상당히 줄일 수 있었고, 이로 인해 연료 효율성도 20% 이상 향상시킬 수 있었다. 또, 기존의 금속 소재보다 압력에 강한 탄소 복합재가 쓰임으로 인해 기내 압력을 기존의 해발 2400 미터 수준에서 1800미터 수준으로 더 높게 유지할 수 있게 되면서 기내 습도와 기압이 올라가 기내 환경이 훨씬 쾌적해지고 당연히 탑승객도 피로를 덜 느끼게 되었다.
연료 효율은 항공 여객 운송산업에서 상당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왜냐하면 기존 노선의 운영 효율성이 개선되는 것뿐만 아니라, 연료비용으로 인해 경제성이 없던 노선까지 경제성이 있는 노선으로 바뀔 수 있고 이에 따라 새로운 노선에 취항이 가능해지면 항공여행객들에게도 더 많은 여행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에어버스도 A380이 구시대적인 허브앤스포크에 의존하며 여행객들의 환승없는 직항을 선호하는 추세에 대응하지 못하고, 또 기존 비행기종에 비해 혁신적이지도 못하다는 고객사들의 비판 속에서 보잉의 드림라이너에 대한 대항마로 A350을 개발하게 되었다. A350도 B787 드림라이너와 마찬가지로 동체와 날개에 경량 탄소 복합재를 대폭 적용해 무게도 줄이고 압력에 더 강한 기체를 만들어 드림라이너와 비슷한 수준으로 쾌적한 기내 기압과 습도를 제공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대한항공은 B787 드림라이너를 도입하고, 아시아나 항공은 A350을 도입하면서 이 두 항공제조업체의 경쟁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간의 기종 경쟁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이 두 항공사는 신형 기종을 우선 단거리에 투입하여 시범 운영 후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한다. 
아직은 흔한 비행기종이 아닌 B787과 A350을 타본 사람들이라면 주변 사람들에게 비행 경험에 대해 얘기할 거리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비행기 여행 중 어느 항공사의 어느 클래스를 이용했는지 뿐만 아니라, 비행 기종도 표현할 수 있는 영어 패턴이 필요하다.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면 "fly + 비행기종 + with + 항공사명" 형태로 쓰면 무난하다. 예를 들어, 대한항공 B787 드림라이너를 타다"라고 하면 "fly B787 Dreamliner with Korean Air"라고 하면 된다. 또 좌석 등급까지 쓰고 싶다면 "fly first class on Korean Air B787 Dreamliner" 또는 "fly first class on B787 Dreamliner with Korean Air"와 같이 쓰면 "대한항공 B787 드림라이너 일등석을 타다"라는 의미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 
구글 번역기는 항공여행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듯 전혀 뜻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 수정번역: 나는 대한항공 보잉 787 드림라이너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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